🧬 23andMe 파산… 내 유전자 정보는 안전할까?
한때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뜨거운 스타트업 중 하나였던 DNA 검사 및 분석 서비스의 선두주자였던 23andMe 가 최근 파산 신청을 했다. 아마 한 번쯤은 "DNA로 내 조상을 찾거나, 건강 리스크도 미리 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23andMe가 출시한 서비스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회사의 재정 악화와 경영진 혼란, 그리고 데이터 유출에 이어 결국 파산에 이르렀고, 무엇보다도 1,500만 명이 넘는 고객의 민감한 유전자 정보가 어떻게 처리될지, 데이터 매각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상황이 매우 민감하고 복잡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공동 창업자이자 CEO였던 앤 워조키(Anne Wojcicki) 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참고로 워조키는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의 전 아내이다.
✅ 요약
- 23andMe 파산 신청: DNA 검사 키트로 인기를 끌었지만, 수익성 모델 구축에 실패
- 데이터 보호: 회사는 고객 데이터 보호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약속
- 삭제 가능: 고객은 계정에서 유전 정보와 샘플 폐기 요청 가능
- 정부 권고: 개인정보 삭제 및 샘플 폐기를 적극 권장
- 리스크: 파산 과정에서 유전 정보가 매각될 수도 있음

🧬 23andMe, 어떤 회사였나?
문제에 휘말린 유전자 검사 기업 23andMe는 한때 유전자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약개발을 꿈꾸며 기업 가치가 60억 달러 (8.7조 원)에 달했던 그야말로 핫한 생명공학업체 였다. 포브스는 워조키를 자수성가한 억만장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2006년 설립 후, 이듬해에 침을 묻힌 샘플을 보내면 암과 당뇨, 파킨슨병 등 발병 위험을 알려주는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출시했다. 구글의 투자도 받았다. 이후 2021년 성공적으로 나스닥에 상장하며 화려하게 시장에 데뷔, 그러나 4년도 채 지나지 않아 회사 가치의 99%가 사라졌다.
“우리는 많은 성공을 이루었지만, 오늘 우리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책임도 제가 감수합니다. 23andMe가 진화하는 비즈니스 모델 속에서 맞이한 도전은 현실이었지만, 저는 여전히 이 회사와 그 미래를 믿습니다.
- 앤 워조키 (Anne Wojcicki), 23andMe 공동창업자 및 CEO

💸 99% 기업 가치 하락, 왜 파산했나?
23andMe는 가정용 DNA 검사 키트로 전 세계 1,500만 명 이상이 이용한 인기 서비스였으나, 그 성공은 일회성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핵심 사업 분야에서 제대로 된 성과나 수익이 나오지 않았다. DNA 검사로 질병 치료나 건강 개선에 효과가 있는 치료법 및 약품을 전혀 내놓지 못하며, 그동안 받은 투자금 (14억 달러) 만 소진했고 결국 현금 고갈 위기에 처했다.
- 신약 개발 실패: 제약사와의 공동 연구는 높은 비용과 시간 지연. 창업 초창기 미 FDA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은 240가지 건강 상태에 대한 위험 정보 확인 검사 서비스에 대해 2013년에 안전성과 효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검사 중단 명령
- 구독 서비스 전환 실패: 정기 구독 기반 모델은 소비자 관심을 끄는데 실패하며 성장 부진
- 수익성 미달: 일회성 키트 판매 중심 모델 →반복 수익 구조 부족 , 결국 지속적인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실패하며 파산

심지어 전반적으로 바이오테크 시장도 2022년부터 하락세를 겪었다. 당시 WSJ는 23andMe에 대해 한 번도 수익을 낸 적 없는 사업 구조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조명한 폭로성 기사를 발표하며 워조키가 회사의 기본 경영에 소홀했고, 자신의 개인 브랜드 구축에 집중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 2023년 해킹*으로 약 700만 명의 조상 데이터 유출
- 결국 데이터 유출 관련 소송 합의금 3천만 달러 지불
- 2024년 4월, 재정 상황이 악화되자 워조키는 회사를 비공개 기업으로 전환할 의사를 표명
- 8월, 워조키는 주당 40센트에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첫 제안을 제출, 이사회는 주가가 부적절하다며 거절
- 9월, 이사회 구성원**8명 중 7명이 동시 사임
- 10월, 나스닥 상장 폐지를 피하기 위해 주식 병합(리버스 스플릿) 실행. 당시 주가는 이미 1달러 아래로 하락
- 2025년 2월, 신약 개발 사업 종료, 직원 절반 해고, 새로운 CFO 3명 임명 & New Mountain Capital과 손잡고 기업가치 7,500만 달러로 23andMe 인수 제안 제출 (소액 투자자들은 우려 표명)
- 3월 2일, New Mountain Capital이 파트너십에서 철수했다고 공시. 이어서 4,200만 달러 규모의 새로운 인수 제안을 제출했지만, 이사회는 같은 날 이를 거절함
- 3월 24일, 워조키 CEO 자리 공식 사임, 그러나 회사 인수를 위해 또 다른 제안 준비 중이라 밝힘
* 당시 아슈케나짐 (동유럽계 유대인) 혈통 및 중국계 고객의 데이터가 특정적으로 해킹되며 인터넷과 다크웹에 유포되면서 집단 소송으로 이어짐
** 이사회 구성원은 유튜브 CEO 닐 모한, 세쿼이아 캐피탈 대표 룰로프 보타 등 업계 거물들 포함

🛡 고객 유전자 정보, 어떻게 보호되나?
회사는 파산 이후에도 데이터 보호 정책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또한 인수자가 생기더라도 관련 법률에 따라 데이터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동안 23andMesms 사용자의 유전 성향, 조상 정보 등 막대한 개인정보를 수집해 왔고, 이 데이터들은 HIPAA(미국 건강 정보 보호법) 의 보호를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회사 스스로 정한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만 의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건 현재 미국에는 관련 연방법이 없고, 주별 개인정보 보호법은 제각각이라이 23andMe가 매각될 경우, 새 인수자가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변경할 수 있기에 고객 데이터도 자산으로 함께 거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CEO였던 워조키는 비용이 많이 드는 신약 개발 사업을 중단하고, 대신 자사가 보유한 방대한 유전 데이터를 제약사와 연구기관에 마케팅하겠다고 투자자들에게 밝힌 바 있어 앞으로 유전 정보 매각 가능성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andMe의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는 다음과 같은 조항이 명시돼 있다:
“개인 정보는 파산, 합병, 인수, 구조조정, 매각 등 과정에서 접근되거나 판매, 이전될 수 있습니다.”
📩 내 정보를 지워달라고!
실제로 23andMe가 파산을 신청하자, 수많은 고객들이 자신의 유전 정보를 삭제하기 위해 몰려들었지만, 긴 대기 시간과 오류 메시지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몇몇 고객은 이메일을 통한 이중 인증 과정에서 인증 메일을 받지 못했거나, 링크 유효 시간이 지나버려 삭제를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삭제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
- 가족 중 사망한 사람의 계정 삭제를 시도한 고객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실패
-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거나 로그인 자체가 어려운 고객도 많았음
- 23andMe 웹사이트 로그인 포털은 월요일 저녁 접속 불가 상태가 됨
- 고객센터 챗봇은 "문의량과 웹 트래픽 증가로 인해 대응이 지연되고 있다"며, 나중에 다시 시도하라는 안내만 제공
“가족 중 누군가가 DNA를 맡겼다면, 모두를 위해 계정 닫아야 한다”
- 메러디스 위태커, Signal 대표

삭제 요청이 처리된 고객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이메일이 발송됨
“Your data is being deleted. Your account will no longer be accessible, and will be deleted per your request.”
(귀하의 데이터가 삭제되고 있으며, 계정은 더 이상 접근할 수 없으며 요청에 따라 삭제됩니다.)
하지만 많은 고객들은 삭제가 실제로 완료되었는지 확신할 수 있는 추가 확인 메일이 오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불안을 표시 중이다.
🔓 내 유전자 정보, 삭제하려면?
23andMe 계정에 로그인해 아래 단계를 따라 삭제할 수 있ek:
- ‘설정(Settings)’ → ‘23andMe Data’ → ‘View’ 클릭
- 필요시 유전자 데이터 다운로드
- ‘Delete Data’ → ‘Permanently Delete Data’ 클릭
- 이메일로 받은 링크 클릭해 삭제 요청 완료
🧬 샘플 폐기도 가능해요
타액 샘플을 저장하도록 설정했다면,
‘설정(Settings)’ → ‘Preferences(환경 설정)’ 메뉴에서 샘플 폐기 요청 가능.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은 특히 개인정보 및 유전 샘플 삭제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 앞으로 주의해야할 것!
- 회사의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 따르면, 삭제 요청 후에도 일정 정보는 보존될 수 있다.
예: 유전 정보, 생년월일, 성별, 삭제 요청 관련 이메일 등 - 연구 프로그램에 동의한 고객*의 경우, 데이터를 삭제할 수는 없고 연구 참여 동의를 철회만 가능하다.
* 현재 고객 중 약 80% (약 1,200만 명)**이 연구 참여에 동의한 상태입니다.
📝
이번 파산 사례는 개인 유전 정보가 어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고장이라 생각된다.
앞으로 유전체 분석 분야는 고령화 & AI 사회에서 '개인 맞춤형 + 미래 의료' 키워드와 함께 절대적으로 커질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사용자 입장에서 분석에만 결과에만 집중하지 말고
우리의 민감한 데이터가 누구 손에 있고,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고민하고,
내가 내 정보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 늘 경각심을 갖고서
내 정보는 내가 지켜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