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세계 유수의 CEO들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국제 무역과 글로벌 공급망의 중요성을 강하게 강조했다. 이는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관세 조치를 예고한 ‘4월 2일’을 앞두고, 글로벌 리더들에게 중국이 ‘안정된 파트너’라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번 회동은 매년 열리는 중국발전포럼(China Development Forum) 직후 이뤄졌으며,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글로벌 기업 대표들이 잔류해 중국 정상과 직접 대면하는 자리였다. 달라진 것은 작년에는 미국 기업 중심이었던 반면, 올해는 사우디 아람코, BMW, 도요타, 페덱스, 삼성 등 40여 명 이상이 참여한 다국적·다지역 기업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다. 다국적 기업 CEO들과 만난 건 최근 17개월 사이 벌써 세 번째이다. 외국 기업들이 중국 내 성장 둔화와 강화되는 국가안보법으로 인해 대규모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 속에서 신뢰 회복을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 시진핑이 전달한 메세지 요약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개방 의지를 강조하고 외국 투자를 유치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 중국은 외국 기업들에게 이상적이고 안전하며 유망한 투자처라고 강조
- 개혁개방을 더욱 진전시키고 개방의 문을 더 넓게 열겠다는 의지 표명
- 외국 기업들에게 법에 따라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
- 미국과의 관세전쟁에 대해 "다른 사람의 길을 막는 것은 결국 자신의 길만 막을 뿐"이라며, 특정 국가(미국을 암시)가 무역을 무기화하고 기업들에게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
- 중미 경제·무역 관계의 본질은 호혜와 윈윈이라고 강조하며, 상호존중과 협력 원칙에 따라 관계를 처리할 것이라고 언급
- 세계 무역 시스템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로 인해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지적하며, 글로벌 기업들에게 올바른 방향의 경제 글로벌화를 촉진하기 위해 협력해줄 것을 요청
-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을 방해하는 움직임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말 것을 당부
⚖️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진핑의 노력
중국이 글로벌 무역 체제를 옹호하는 가장 시급한 이유는 바로 수출 의존도이다. 작년에는 사상 최대인 1조 달러 규모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으나, 내수는 부진하고 외국인 투자도 최근 몇 년간 감소세다. 그마저도 신규투자보다 대부분 기존 사업에서 발생한 이익의 재투자 형태로 들어오고 있다. 국제사회는 중국이 EU 등과의 무역 관계를 개선하려면 시장 개방성과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 중이다. 중국은 안정 vs 개방의 딜레마에 속에서 자국 보호에만 집중하다 되려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자, 놓친 개방의 기회들을 이제라도 만회 중인 것으로 보인다.
📉 외국인 직접투자, 꾸준히 감소 중
- 2022년: 1,890억 달러
- 2023년: 1,630억 달러
- 2024년: 1,160억 달러(예상치)
🛑 투자 위축의 근본 원인은 무엇?
- 미중 갈등 심화: 특히 미국 기업들은 불확실한 규제와 외교적 긴장으로 인해 신규 투자에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임
- 국가보안법 강화: 미국계 컨설팅 회사 민츠 그룹(Mintz Group)의 중국 직원 5명이 2년간 구금되었다가 최근 석방됨
- 시장 환경 악화: 외국계 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과잉 생산능력과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 낮음
- 시장조사·실사 어려움: 민츠 그룹 등 기업 실사를 돕는 컨설팅사들이 대부분 철수하면서 외국 기업들의 사전 조사 리스크가 커진 상황
🚘 독일 자동차 업계는 예외
물론 모두가 중국 투자를 꺼렸던 거은 아니다. 전반적인 외국인 투자 위축과 달리, 독일 자동차 산업은 여전히 중국 시장에 적극적입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은 독일 업체들에게 중요한 전장이다.
- BMW: 중국 알리바바와 AI 기술 공동 개발 → 차량 AI 어시스턴트에 적용, 지난 2010년부터 선양 공장에만 16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추후 20억 달러 이상 투자하겠다고 밝힘. 한편 최근 유럽연합(EU)의 대중 자동차 수출 관세에 대해 공식 이의를 제기
- 폭스바겐: 중부 지역에 신규 전기차 공장 설립,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Xpeng)에 지분 투자 & 슬로건은 심지어 “중국 안에서, 중국을 위해”
🏛️ 참석한 주요 글로벌 기업 CEO 명단 및 중국 내 활동
“블랙스톤은 세계 최대 대체 투자 회사로서, 앞으로 미중 경제 및 무역 협력을 촉진하는 데 있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스티브 슈워츠먼, 블랙스톤 그룹 CEO
-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회장): 중국에서 가장 큰 외국 헤지펀드 운용사로, 약 400억 위안 (50억 달러)를 중국 위안화 버전의 'All Weather Plus'펀드와 'Bridgewater China'펀드로 운용 중
-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 CEO): 2020년 중국이 증권업 외국인 지분 제한을 해제했을 때, 중국 내 최초로 전액 외국인 소유 증권사를 설립
- 스티브 슈워츠먼 (블랙스톤 그룹 CEO): 중국 시장에서 물류 부문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옴, 2023년에는 적격국내유한파트너십(QDLP) 제도에 따라 등록하여 해외 투자를 위한 자금 모집 승인 획득
- 아민 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CEO): 중국 국영 석유기업과 정유·석유화학 JV 2건 체결, 민간기업과 협력 강화
-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지난해 매출의 46%가 중국 본사 고객으로부터 발생
- 라제시 수브라마니안 (FedEx CEO): 중국 진출 40주년, 1.1만 명 고용, 중국 수출입 물류 핵심 기업
-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CEO): 중국은 두 번째로 큰 시장, 베이징에 25억 달러 규모 R&D 허브 건설 발표
- 폴 허드슨 (사노피 CEO): 지난해 12월, 베이징에 11억 유로 규모 인슐린 생산 기지 투자 발표. 현재까지 사노피의 중국 내 최대 투자
- 미겔 로페즈 (티센크루프 CEO): 탈탄소 기술 분야로 중국 녹색 전환에 투자 의향
- 벨렌 가리호 (머크 CEO): 연간 33억 유로 매출, 제약·반도체 화학 분야 진출
- 올라 켈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CEO): 중국은 최대 시장이자 생산 거점, EV 경쟁 심화 속 투자 확대
- 올리버 집세 (BMW CEO): 중국 내 가격 경쟁 심화, EU 관세에 대해 이의 제기
- 조르주 엘헤데리 (HSBC CEO): HSBC 최초로 중국어 구사하는 CEO
- 히가시하라 도시아키 (히타치 회장): 경기 둔화로 인한 가격 인하 압박 우려
- 토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 상하이에 전기차·배터리 생산 법인 설립 계획
-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우시, 다롄, 충칭에 제조 시설 운영
- 클라우스 로젠펠트 (셰플러 그룹 CEO): 자동차 및 산업 분야 핵심 공급자
- 후베르투스 폰 바움바흐 (베링거인겔하임 CEO): 4천 명 고용, 제약·동물의약품·CDMO 사업 전개
- 데이비드 릭스 (엘리 릴리 CEO): 비만 치료제 중국 승인, 쑤저우 공장 확장
- 욘 링 (이케아 CEO): 연간 9천만 명 고객, 중국 내 추가 확장 계획
- 뱅상 클레르 (머스크 CEO): 1924년 상하이 첫 기항, 현재 1.8만 명 고용
- 롤란드 부슈 (지멘스 CEO):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 속 자동화 부문 매출 감소 우려
-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 중국에 15억 달러 이상 투자, 백신·항암제·희귀질환 치료제 중점
- 엠마 왈슬리 (GSK CEO): 과거 부패 스캔들 이후 관계 회복, 최근 중국 내 투자 활발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메모리 반도체 판매 증가로 2024년부터 중국이 미국 제치고 최대 수출 시장으로 부상
🤞🏼시진핑의 약속: 외국계 기업도 '국민 대우'
“외국인 투자 기업이 만든 제품도 정부 조달에서 동등하게 대우받을 것이다.”
- 이번 회동에서 시진핑
또한, 시진핑은 중국에 투자한 외국계 기업에는 ‘국민 대우(national treatment)’가 보장돼야 하며, 법률 적용과 권리 면에서 동일한 지위가 주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는 올해 5%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했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사상 최대 규모의 중앙정부 재정적자 계획도 발표했다.
여전히 글로벌 기업들은 막대한 무역 흑자를 기록하면서도 자국 시장은 외국에 폐쇄적인 중국에 대해 찝찝함이 있지만, 트럼프의 세계화 공격에 중국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 요약
- 시진핑은 글로벌 CEO들과의 회동에서 공급망 안정과 세계화 유지를 강조
- 미국 등 일부 국가의 보호무역 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
- 외국 기업들에게 법적·제도적 평등 보장을 약속하며, 외국인 투자 유치 의지 재확인
- 그러나 중국의 무역 흑자, 내수 부진, 산업 보조금 문제 등은 여전히 주요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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