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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바이 부동산, 거품인가 기회인가?

bloomingbuck 2025. 3. 26. 00:50

두바이의 부동산 시장은 현재 기록적인 상승장을 향해 질주 중이다. 중동 상업 중심지인 이 도시는 활발한 경제 활동과 급증하는 인구를 기반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이후 가장 긴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데이터 제공업체 Reidin에 따르면, 지난달 두바이에서 판매된 부동산의 평균 평방피트당 가격은 1,750디르함(약 476.5달러)로, 2021년 2월 대비 75% 급등했다. 
 

이미지 출처: 블루밍버그 ai 제작

 
한편 일각에서는 두바이 부동산 시장이 2003년 개방 이후 두 차례의 붐-버스트(급등 후 급락) 사이클을 경험했다는 점을 들며, 이 같은 급등세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현재까지 50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는 이번 상승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기록했던 최장기 랠리 (57개월)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당시 두바이는 부동산 버블 붕괴와 함께 국영기업들의 막대한 부채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고, 결국 석유 부국 아부다비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사태로 이어졌다. 이러한 ‘뼈아픈 기억’이 남아 있는 만큼, 시장을 관망하는 보수적 시각도 여전히 적지 않다. 그럼에도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두바이를 향하고 있다. 왜일까?

“가격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으며, 이제 두바이는 예전처럼 ‘일시적인 거주 도시’가 아니라는 점이 명확해졌습니다.
새 거주자든 기존 거주자든 이제는 대부분 ‘실거주 목적’으로 구매를 하고 있고, 그 덕분에 가격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 Taimur Khan, CBRE 리서치 총괄

두바이의 '붐-버스트', 2009년과 2014년의 아픈 기억 (이미지 출처: 블룸버그)

 

📈 지금 두바이에서 무슨 일이?

이번 상승장은 두바이의 탄탄한 경제가 뒷받침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도시를 개방한 전략과, 2022년 단행된 비자 제도 자유화는 더 많은 외국인 거주자 유입으로 이어졌다. 최근 한국인들의 두바이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약 132억원 (5년 전 대비 약 45배 증가) 가량 개인 부동산 투자금이 UAE 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 평당 가격 75% 상승 (2021년 2월 대비, 현재 1,750디르함/평방피트)
  • 50개월 연속 상승세, 2008년 금융위기 직전 ‘57개월 상승’ 기록 근접
  • 실수요 + 자산 피난처 수요 → 인구 50만 명 순유입 (2020~2024년)

🤝 상승장의 배경은?

예전에는 투기 수요가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정착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 팬데믹 시기에도 도시 개방, 투자자와 이주민 유입 성공
  • 2022년 비자 제도 자유화 → 장기 거주 가능성 증가
  • 양도소득세·상속세·증여세가 없어 전 세계 고액 자산가들의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자산 보호를 원하는 러시아인, 그 외에도 암호화폐 부호, 인도 부자들의 세컨드 하우스 수요 폭발
  • 최근에는 러시아 투자자는 줄었지만, 유럽·인도·남아시아 출신 구매자들의 수요가 강력
  • 백만장자·화이트칼라·가족 단위 정착 수요까지 가세
  • 심지어 강력한 이슬람 법으로 인해 사생활 보호가 철저히 이루어져, 파파라치의 활동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사생활 보호와 럭셔리한 생활, 둘 다 누릴 수 있기에 점점 많은 헐리우드 스타들 및 해외 셀럽들이 거주 또는 투자 증가
  • 공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상승세 유지
  • 투자 수익률 급증 (예시. 현지 실제 빌라 보유자, “연 수익률 60~80%”를 기대하며 매각 & 다음 부동산 구입 완료, 임대수익률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6~10%)
"2024년 상반기에만 4,200명의 백만장자들이 영국을 떠났으며, 연말까지 총 5,300명이 추가로 떠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요 목적지는 두바이이며, 항상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올해는 특히 세금이 주요 요인입니다.
일부는 범죄와 테러에 대한 우려, 일부는 더 안전하고 조용한 환경을 원하며, 일부는 단순히 삶의 질이나 날씨를 바꾸고 싶어합니다.” 
- 영국의 투자이민 전문업체 헨리앤파트너스(Henley & Partners)

🏘 부동산 시장 내부의 변화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초고가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둔화세를 보이는 가운데, 두바이는 예외였다. 2023년 7월~9월 사이 전 세계 12개 주요 시장에서 1,000만 달러(약 135억 원) 이상 주택 거래는 총 36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 했으나, 두바이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심지어 동기간 2,500만 달러 이상 주택 거래는 2배 급증했다.

  • 고급 주택 시장의 폭발정 성장: 1,000만 달러 이상 초호화 주택 거래 글로벌 1위 기록. 지난 4년간 가격 100% 이상 상승 (골프장 중심 커뮤니티 중심)
  • 오랜 침체를 겪었던 부동산 개발사들도 부활: 에마르, 2024년 178억 달러 매출 기록 – 역대 최고, UAE 내 부동산 기업의 2024년 수쿠크 (이슬람 채권) 발행액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21.7억 달러
  • 신규 공급: 2024~2029년 30만 호 예정, 연간 5만 호 입주 가능

10,000만 달러 이상 주택 거래량 전 세계 1위는? 두.바.이 (출처: 블룸버그)


🤨 두바이, 계속 잘 나갈 수 있을까?

단기적으로는 두바이의 부동산 시장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뷰. 그러나 최근 지나친 '건설 붐+ 인구 급증으로 인한 교통 혼잡+ 임대시장 냉각 조짐' 감지로 부동산 랠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도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계속된 가격 상승으로 중산층에게 주택 가격이 너무 비싸지고 있어 버블이 이미 형성되고 있고 & 특히 프로젝트 급증으로 주택 공급 과잉이 부동산 거품 붕괴로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일부 고급 주택, 10주 이상 공실 지속
  • Danube 등 개발사, 스튜디오 가격으로 원룸 홍보 → 가격 압박 시그널
  • 경쟁 격화 → "가격 인하 경쟁" 진입 가능성
“해당 시장(고급 오프플랜 주택)은 어느 정도 공급 과잉 상태에 진입한 것 같고,
많은 구매자들이 실제 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 수익을 위한 매입(flip)을 추구하고 있어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있습니다.”
-데이비드 본 로젠(David von Rosen), 개발사 ‘25 디그리스’의 설립자

프리미엄 지역인 주메이라의 빌라, AED 3,500만 디르함 (139억원)


🏗 그러나,  '2009년, 2014년' 과는 다르다”?

1️⃣ 정부 규제로 안정성 확보 

2003년 개방 이후 두 차례의 붐-버스트(급등 후 급락) 사이클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이다. 과거 2009년 부채 기반 개발 붕괴 & 2014년 유가 하락 후 급락의 위기를 겪은 이후 정부는 담보 대출의 최소 자기자본 비율을 20%로 상향하는 등 투기 억제 정책을 도입해오며 안정성을 보완했다. 그 결과, 고가 주택 시장 회복과 함께 15년 전 멈췄던 프로젝트들이 부활하고 있다.
 

  • 예로 부동산 재벌 후세인 사즈와니(Hussain Sajwani)의 자녀들이 ‘세계지도 모양 인공섬’에서 신규 프로젝트 개발 중. 국영 기업 나킬(Nakheel PJSC)은 팜 제벨 알리(Palm Jebel Ali)에서 건설 시작 전 고급 저택 분양을 완료
  • 일부 주택은 5백만 달러 이상의 가격에도 구매 대기 줄이 형성

2️⃣ 인구 급증, 공급은 감당 가능한 수준
빠르게 늘어나는 인구가 신규 주택 공급을 대부분 흡수하고 있으며, 도로 정체와 학교 수요 폭증이 이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징후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두바이의 인구는 2021년 약 330만 명에서 2040년에는 약 58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2023년 공급된 신규 주택: 약 4만 채
  • 2024년 예정 공급량: 약 3.9만 채
  • 2029년까지 누적 공급 전망: 약 26만 채

*이 중 80%가 아파트, 20%가 빌라 (출처: Knight Frank)

“아파트는 많이 짓고 있지만 주택(빌라)은 부족해요. 나이든 인구와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 바너비 컴튼, 두바이 부동산 중개인

3️⃣ 가격 상승률은 1위, 그러나 버블은 아냐

UBS가 발간한 전 세계 25개 도시의 부동산 버블 위험 보고서에서 (2024년판), 두바이는 지난 1년간 가장 빠르게 위험 점수가 상승한 도시로 나타났지만, 전체적인 리스크 수준은 여전히 ‘중간’이며, 마이애미, 도쿄, 취리히 등 ‘고위험’ 시장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초호화 주택 판매가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으나 1백만 달러당 확보 가능한 주거 면적 기준에서는 여타 글로벌 도시보다 월등히 높은 '가성비'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두바이 부동산 시장의 또 다른 경쟁력으로 꼽힌다.

  • 1백만 달러로 두바이에서 구매 가능한 고급 주거 면적: 980 제곱피트(약 27평)
  • 같은 가격으로 뉴욕에서 가능한 면적: 단 366 제곱피트(약 10평)
“두바이의 럭셔리 주택 시장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가격대입니다.
게다가 최근의 성장률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고급 시장 중 하나로 두바이를 만들고 있습니다.”
— 파이살 두라니

 

UBS에서 발간한 전 세계 25개 도시의 부동산 버블 위험 보고서 (2024년 판)

 


💭
최근의 부동산 시장을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양극화’다.
한국만 봐도 서울과 지방, 서울 안에서도 강남과 비(非)강남권, 심지어 강남 내부에서도 다시 ‘노른자’를 찾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입지에 따라 희소성과 수요가 집중되며, 부동산 시장은 더욱 정교하게 계층화되고 있다.
그런 흐름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두바이의 기후, 세금 정책, 글로벌 접근성, 투자 환경은 이미 전 세계 고액 자산가들에게 충분한 매력을 제공해왔다.
그리고 지금의 두바이는 단순히 ‘투자할 만한 도시’를 넘어, ‘부자들이 살기 좋은 도시’로 완전히 자리잡은 모습이다.
이제 돈이 있는 사람들은 더더욱 두바이로 모일 것이다.
그렇게 모인 자산과 수요는 가격 상승 여부를 넘어서, 부동산 자체를 '부의 상징'으로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두바이의 프라임 부동산은 앞으로 ‘부자라면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할 트로피 자산’이 되어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