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를 상대로 올해 크게 웃고 있는 자들이 있다. 바로 지난 3개월 동안 테슬라의 주가가 반 토막이 나면서 162억 달러 (=약 21조 원 6천억 원) 이익을 거둔 숏 셀러 (공매도* 투자자) 들이다. 지난 한 달 동안 이들이 공매도한 테슬라 주식 수는 총 7,150만 주로 전체 테슬라 주식의 2.6%에 달한다. 전 달 대비 공매 포지션도 16.3% 더하며 과감한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테슬라 시가 총액은 7천억 달러 이상 증발, 머스크 순자산도 천억 달러 이상 줄어들었다. 하지만, 테슬라 임원들 또한 2월 초 이후 1억 달러 이상 주식을 매도하면서 시장의 불안과 혼란을 더해주기도 했다.
* 공매도 (=숏셀링) 란, 쉽게 말해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전략인데..있는 주식을 파는 매도가 아닌 '공' 매도. 즉,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주가가 떨어지면 떨어진 싼 값에 주식을 매수해서 차익을 남기는 투자법이다.
Tesla,
My thoughts are two:
I would never buy it,
and I would never sell it short.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
🔎 숏 세력들, 정말 돈을 번걸까?
- 공매도 규모: 166.7억 달러
- 공매도된 주식 수: 7천만 주 이상
- 최근 30일 동안 새롭게 공매도된 주식: 850만 주(약 20억 달러 규모)
최근 테슬라 공매 포지션이 수익이 난 것은 맞지만, 공매도 투자자들의 2010년 테슬라 상장 이후 '누적' 손실은 645억 달러(약 86조 원)에 달한다. 즉, 최근 수익을 올렸지만, 과거 손실을 감안하면 여전히 전체적으로는 손해를 보고 있다. 특히, 작년 말, 미 대선 선거일이었던 11월 5일부터 그 주 금요일 (11월 8일)까지 테슬라 공매도를 유지했던 헤지펀드들은 최소 52억 달러(약 7조 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는데, 심지어 이러한 손실은 테슬라 공매도 포지션이 당시 기준 4개월 동안 상당 부분 정리가 된 상태에서 집계된 것이었다.
4개월이었던 이유는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하고 나섰던 것이 7월 13일이었기에, 많은 헤지펀드들이 중립기어를 박으며 손절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렇게 11월 6일 기준*, 순매도(Net Short)하고 있는 헤지펀드는 전체 500개가량 펀드들 중 7%로, 7월 초의 17% 대비 크게 줄었다. 한편, 순매수 (Net Long) 포지션의 헤지펀드도 8%에 불과했다. 그러다 머스크의 정치 입문이 되려 리스크로 다가오며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고, 2월부터 다시 공매도 포지션을 쌓기 시작한 숏셀러 들은 최근 그간의 손실을 일부 만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 해당 데이터는 헤지펀드 500곳 이상의 포지션을 추적하는 헤이즐트리 (Hazeltree)의 데이터 기준
🔎 잊지마! 숏셀링은 늘 짧게
단, 이러한 공매도 전략은 앞서 말했듯이 주가 하락 전략이기는 하지만, 주식을 빌려서 파는 방식이기 때문에 장기간 유지하면 리스크가 매우 높다. 따라서, 단순히 주가의 향방 말고, 공매도 포지셔닝 자체의 리스크를 알아야 한다.
- 무한 손실 가능성 📉: 공매도의 가장 큰 단점은 손실이 이론적으로 무한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 롱포지션(매수) → 주가가 0 되면 최대 손실은 100%
- 숏포지션(공매도) → 주가가 2배, 5배, 10배 상승할 경우 손실도 무제한 증가
💡 예시:
- 100달러에 공매도를 했는데, 주가가 50달러로 떨어지면 50% 수익 (+$50)
- 반대로, 주가가 200달러로 상승하면 100% 손실 (-$100), 400달러로 상승하면 300% 손실 (-$300)!
- 주식이 10배(1,000달러)로 상승하면 900% 손실 발생 → 마진콜(Call-In)로 강제 청산 가능
💬 테슬라(Tesla) 사례:
- 2019년~2021년 동안 테슬라는 1,500% 이상 급등, 공매도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음
- 숏 스퀴즈(Short Squeeze) 발생 → 공매도 투자자들이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야 해서 주가가 더욱 상승
- 공매도는 장기간 유지할 경우 손실 가능성이 극도로 커질 수 있음 주의 (특히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임을...)
2. 차입 지용 발생 💸: 공매도를 하려면 주식을 빌려서 매도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이자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비용이 증가한다. 특히 인기 있는 공매도 주식(테슬라, 엔비디아 등)의 경우 이자율이 높아질 수 있음.
💡 예시:
- A 투자자가 10% 이자율로 1,000만 달러어치 테슬라를 공매도
- 1년 동안 유지할 경우 100만 달러의 이자 비용 발생
- 주가가 하락하지 않으면, 그냥 이자 비용만 계속 빠져나감
🚨 결론:
- 공매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자 비용이 누적되기 때문에 단기 전략이 유리
- 장기 보유 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수익을 내기 더욱 어려워짐
🔎 고수들도 맛본 '테슬라 숏 지옥'
1. 가장 최근 사례로 심지어 영화 '빅 쇼트'의 실존 인물 중 한 명이자 모지스 벤처스(Moses Ventures)의 창립자로 유명한 투자자 대니 모지스(Danny Moses)도, 작년 5월까지만 해도 테슬라의 핵심사업 부문에서 모든 것이 붕괴 중이라며 (당시 머스크가 전 세계 인력의 10% 이상 감축 결정, 로보택시와 관련된 불확실성 등 을 하락 위험으로 지목) 공매도 포지션을 두 배 늘릴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모지스는 '16년 테슬라가 솔라시티 (SolarCity)를 인수했을 때부터 여러 차례 테슬라를 공매도한 이력이 있었다. 그러나, 그랬던 그도 작년 11월에는 테슬라 숏 포지션을 청산했다고 밝히며 일단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2. 헤지펀드까지 말아먹은 사례도 있다. 짐 차노스 (Jum Chanos)는 과거 엔론 (Enron) 사태를 예측하며 큰 수익과 명성을 얻은 헤지펀드 Kynikos Associates 창립자이다. 그리고 40년 동안 운영하던 그의 헤지펀드는, 5년간 테슬라에 공매도 포지션을 유지하면서 문을 닫게 되었다. 2016년부터 그는 테슬라는 본질적으로 자동차 회사이며, 소프트웨어/테크 기업으로 평가받는 것은 거품/ 환경 크레딧 판매 없이 수익성이 부족/ 일론 머스크의 경영 방식이 비효율적이라 주장하였으나, 결국 2022년 청산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3. 영화 '빅 쇼트'의 또 다른 실존 인물이자 주인공이었던 마이클 버리 (Michael Burry), 이 분도 테슬라 공매도 손실로 2021년 약 2억 7천만 달러 손실을 확정했다. 그는 테슬라가 환경 크레딧과 비트코인 매각으로만 수익을 내고 있다며, 실질적인 사업 모델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약 8억 달러 규모의 테슬라 풋옵션(공매도 옵션)을 매입했다. 결국 같은 해 말 해당 포지션을 완전히 정리해야 했고, 만일 공매도를 더 유지했다면 훨씬 손실이 컸을 것이라며 손절을 인정했다
4.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헤지펀드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Renaissance Technologies)의 퀀트 펀드인 메달리온 펀드 (Medallion Fund)가 2020년 한 해 동안에만 약 100억 달러 이상 테슬라 공매도로 손실을 기록했다. 그들의 퀀트 모델은 테슬라가 1,500% 이상 거품이 낀 회사라 판단, 공매도 전략을 가동했으나 결국 그들이 자랑하던 수학적 모델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는 투자로 기록되었다
5. 과거 그린라이트 캐피털 (Greenlight Capital)을 운영하며 리먼 브라더스 사건을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아인혼 (David Einhorn), 그는 2018년부터 테슬라 공매도 전략을 펼치며 테슬라가 지속 불가능한 기업이 될 것이라 주장했으나, 그가 지속 못할 뻔 (잘 지내고 계심)
🔎 그럼에도, 계속해서 숏을 외치는 이유는?
그렇다면 작년 7월,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지하기 전 테슬라에 대한 헤지펀드들의 공매 포지션은 어땠을까? 늘어나고 있었다. 6월 말 기준으로, 500개 이상의 헤지펀드 중 약 18%가 테슬라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는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비율로 3월 말 15%에 비해 증가한 수치였다. 당시 테슬라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며 테슬라 주가가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에 숏 매도 세력들은 더 좋은 가격에 공매 포지션을 추가했었다. 물론 결국엔 머스크-트럼프 연대로 테슬라 주가는 추가 상승했고, 정치 리스크 앞에선 해당 포지션들은 정리되어야 했다. 비록 손실로 끝난 베팅이긴 했으나, 생각해 보면 머스크의 정치 행보로 잃어버린 주가는 테슬라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 놓았고, 그러다면 다시 작년 7월의 펀더멘털로 돌아온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당시 그들이 그토록 공매를 외쳤던 이유가 앞으로의 주가의 행방에도 중요할 것으로 본다. 정리해보자면,
1. 전기차 시장 둔화 및 테슬라의 성장 한계
- 전기차(EV) 시장이 무역 전쟁, 소비자 수요 둔화, 가격 경쟁 심화 등의 악재로 인해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 일부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Woke(좌파적)’ 교통수단으로 간주하며 구매를 꺼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 2023년 말, 투자자들은 친환경 주식 및 전기차 부문에서 더욱 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선언한 바 있다. 블룸버그 마켓 설문조사에 따르면, 620명의 응답자 중 거의 3분의 2가 전기차 섹터에서 벗어날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약 60%는 2024년에도 iShares 글로벌 클린 에너지 ETF(iShares Global Clean Energy ETF)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 전기차 시장 전반이 위축되면서 테슬라 역시 매출 성장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한 헤지펀드들이 공매도 포지션을 확대했다.
2.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 전, 시장의 부정적 전망
- 헤지펀드들은 테슬라의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 예상하고 공매도를 늘렸다
- 실제로 테슬라의 2분기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었으나, 시장 예상치보다는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예상과 달리 주가가 급등했다. 결과적으로 공매도 투자자들은 손실을 입게 되었다
3. 공격적인 가격 인하로 인한 수익성 우려
- 테슬라는 2024년 들어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하했다
- 가격 인하로 인해 수익성이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 헤지펀드들은 테슬라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를 늘렸다
- 그러나 생산 비용과 원자재 비용 감소가 테슬라의 마진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며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기록했다
4. 미국 대선과 트럼프의 반(反)전기차 정책
- 도널드 트럼프가 2024년 11월 대선에서 재선될 경우 전기차 지원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 트럼프는 전기차 관련 보조금과 배출가스 규제를 철폐할 가능성이 높아, 전기차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광물과 금속 가격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공급과 수요 변화에 따라 투기자들이 단기 이익을 노리는 상황이며, 이로 인해 일부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수익성이 심각하게 압박을 받고 있다
- 이에 따라 테슬라의 장기적인 성장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공매도 포지션이 증가했다
5. 경쟁 심화 및 전통 자동차 업체들의 압박
- 중국 전기차 업체(예: BYD)의 공격적인 확장과 전통 자동차 제조사(예: 포르쉐, GM 등)의 전기차 시장 진입이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을 위협했다. 한편,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전기차 사업에 대한 투자 속도를 늦추라는 주주들의 압박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포르쉐이다. 또한, 프리미엄 전기차 제조업체인 폴스타(Polestar Automotive Holding UK Plc)는 2년 전 볼보에서 분사된 이후 현재까지 약 95%의 기업 가치를 잃었다. 피스커(Fisker Inc.) 역시 2023년부터 기업 가치가 사실상 소멸되었으며, 이후 파산보호(Chapter 11)를 신청했다
- 헤지펀드들은 이러한 경쟁 심화가 테슬라의 성장률을 둔화시키고,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 최근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숏숏숏
- 텍사스 기반 블루 오르카 캐피털(Blue Orca Capital)의 창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소렌 안달(Soren Aandahl)은 “전기차 섹터의 밸류에이션이 너무 많이 떨어졌다”며 현재 전기차 관련 공매도를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매도는 보통 시장이 ‘약간 더 높은’ 수준일 때 효과적인데, 현재는 전기차 시장에서 이미 많은 거품이 빠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 27억 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Clean Energy Transition'의 부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에이릭 호그너(Eirik Hogner)는 전기차 산업 전반에 더 큰 타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여전히 너무 많은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영세한(sub-scale) 상태이며, 총이익률이 너무 낮다”면서, 전기차 시장의 수요-공급 동향이 “여전히 매우 부정적”이라고 평가 & 결국 전기차 시장이 더 건강해지려면 추가적인 기업 파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최근 스웨덴의 억만장자이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크리스터 가르델 (Christer Gardell)은 테슬라가 머스크의 서커스짓으로 최대 95%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그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부정적이 여론으로 인해 고평가된 테슬라의 거품이 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머스크, 아직은 그들을 비웃지만..
머스크는 공매도 투자자들을 조롱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그는 “자율주행이 완전히 해결되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소멸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2020년에는 공매도 투자자인 데이비드 아인혼이 테슬라의 회계 방식에 대해 비판하자, “정신 질환은 비극적이다. 그리고 아인혼이 독일어로 ‘유니콘’이라는 걸 아는가?”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의 양산에 들어가고 나면 공매도 세력은 죄다 멸망할 것”이라면서 “심지어 게이츠도 예외는 아니다”고 밝혔다. 그리고..
🔎 어쨌든 월가도 테슬라 목표 조정중
- JP모건은 지난주 연말 테슬라 목표 주가를 기존 135달러에서 120달러로 하향 조정하며 “자동차 산업 역사에서 브랜드 가치가 이토록 빠르게 무너진 사례를 떠올리기 어렵다”라고 언급했다. 웰스 파고 역시 보고서를 내고 테슬라 목표주가를 135달러에서 13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 그 외, 베어드와 UBS, CFRA 등 주요 투자은행(IB)이 일제히 테슬라의 1분기 판매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베어드와 CFRA는 테슬라에 '매수' 투자 의견을 제시한 반면 JP모간과 UBS는 '매도'를 추천
- 모건 스탠리만 홀로 테슬라를 더 이상 전기차 업체가 아니라 인공지능(AI) 빅테크로 봐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강세론에 힘을 실으며,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426달러로 제시해 12개월 이내 70% 상승 가능성을 열어두며,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 테슬라 주가가 200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있고, 강세론이 현실화되면 800달러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모건스탠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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